2022년 10월 3일 월요일

한류교육



한류 교육 시스템, 그 출발점에서




케이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는 음악뿐만이 아닌 영화, 드라마, 웹툰 분야까지도 한국의 문화 상품은 한때의 유행이 아닌 ‘장르’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 상품의 인기는 다른 산업이나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제이팝이나 홍콩 영화가 간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일까. 해당 업계뿐만이 아니라 정부나 학계 등 많은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해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겠지만 교육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적 관점이라고 하는 표현에는 두 가지 의미가 포함돼 있다. 첫 번째로는 체계적·총체적인 미래형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케이팝 교육을 적극적으로 수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케이팝 교육 시스템의 필요


케이팝은 몇 명의 훌륭한 프로듀서와 그들이 만든 구조 아래에서 인재를 키우고 시장을 성장시킨 산업이다. 도제를 통해서 양성된 아이돌이나 인력을 바탕으로 이만큼 발전해 온 것이다. 하지만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원한다면 이제는 도제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 시스템으로 발전해 인력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과 로렌스 카츠(Lawrence Katz) 교수의 《교육과 기술의 경주》(2010)에 따르면 교육의 속도가 기술 발전보다 빠르면 국가의 성장이 일어나고 기술이 교육보다 빠르면 성장이 둔화된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 분야가 어느 정도 성숙하고 나면 그 분야의 추가적인 도약을 일으킬 교육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지 아이돌 교육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 영화, 뷰티 등 지금 한류라고 불리는 모든 분야에는 감독과 배우, 가수와 프로듀서 이외에 수많은 전문가가 참여한다. 하지만 이들이 학교에서 교육받은 지식만으로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의 살아있는 경험이 그들에게 하나의 ‘교육’이 됨으로써 그들을 전문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킨 것이다. 새로이 떠오르는 것이 아닌 과거 시대에 유행했던 이미 저문 내용을 가르치는 방식은 한류의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담보하지 못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한류 교육 시스템을 만든다고 함은 기존 학교 구조 안에 실용음악학교를 만든다거나 기성 대학 내에 실용음악학과나 웹툰학과를 만드는 낡은 방식이 아니다. 이미 그 운명을 다한 지 오래인 과거의 교육 방식에 한류나 한국 문화의 운명을 걸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케이블 TV 채널 ESPN에서 말한 한국의 4대 엘리트 모두 한국 공교육을 중단했거나 혹은 학교를 다녔더라도 외부 교육을 통해 역량을 길러 지금의 위치에 섰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 세계를 주도할 자기만의 장르를 일궈 낼 새로운 인재는 미래형 교육 방식을 통해서만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수입국에서 교육 수출국으로


우리는 미래 인재를 육성할 새 교육 방식에 따라 한류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완성한 후 이것을 수출해야 한다. 로저 니본(Roger Kneebone)은 저서 《일의 감각》(2021)에서 한 분야의 고수가 되는 과정을 알려 주고 있다. 도제교육을 받고 ‘저니맨(Journey Man)’으로서의 시간을 지나 남에게 자신의 것을 전수해 주는 과정을 거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한 사람의 성장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분야나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항간에서 말하는 세계적인 도시란 단지 인구가 많은 지역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도시에는 세계인이 배우러 가고 싶어 하는 교육기관이 있다. 요리를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파리에 있고 애니메이션을 가르치는 학교가 동경에 있다. 스위스에서는 시계학교에서 수업을 듣거나 호텔경영을 배울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맨 앞에 있는 미국에는 도시마다 유학생이 넘쳐난다.

지금의 서양 선진국들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증기기관, 비행기, 자동차, 컴퓨터 등을 인류에게 처음 선보였다. 그들은 이렇게 세상에 처음 만든 분야의 원산지가 되는 것이다. 원산지는 또한 교육자로서의 위치를 갖게 된다. 그들이 체계화하고 발전시킨 것들을 배워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고 싶은 이들은 유학의 길을 떠났고 그 교육과정을 습득해 국내로 들여왔다. 이런 방식으로 대한민국은 선진국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지만 더이상 패스트 팔로워로서는 나아갈 곳이 없어진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가 퍼스트 무버로서 길을 개척해야만 한다. 케이팝을 포함한 대부분의 한류 문화 상품은 우리만이 교육화할 수 있는, 한국이 원산지의 위치를 가진 분야이다. 따라서 교육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것은 전 세계인에게 한류를 가르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는 결코 한류의 경쟁자를 양성하는 일이 아니다.

교육 등의 지식 서비스에는 네 가지 수출 방식이 존재한다. 우선 교재나 교구 같은 것을 일반 상품처럼 수출하는 방법이 있다. 반대로 배우고 싶은 이들이 유학생으로서 한국에 오게끔 하는 것도 지식 서비스 수출의 한 형태이다. 프랑스 유명 요리 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 서울 캠퍼스나 송도 신도시에 설립된 외국 대학들의 사례처럼 교육기관을 해외에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히딩크처럼 유능한 지도자를 외국에 파견해 당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형태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전 세계에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인 동시에 국내에 많은 외국 교육기관을 유치하는 나라이다. 교육 수입의 비중이 수출에 비해 무척 큰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학생이 아닌 교육자로서 한류 문화를 가르치는 수출국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의 주장에 대해 교육의 지나친 산업화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식과 기술만이 뛰어난 인재를 키우는 교육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한류 교육은 인성과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인재 교육 방식이다. 새로운 교육은 첨단의 에드텍(Edtech)과 교육 공학을 활용한 미래 교육이어야 하지만 행복한 사람을 키우는 교육도 병행돼야 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접근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한류는 짧은 시간에 급격한 발전을 거둠으로써 모두의 자랑이 됐지만, 여전히 이면의 어두움도 품고 있다. 그러나 바로 지금, 조금만 더 나아가면 한국은 명실상부한 문화 강국이 되고 오랜 기간 그 지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 같이 협력해 한류 교육을 이끌어나갈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수립해야 하겠다.

2022년 10월 2일 일요일

늙으면 공부하기

 페이스북에 교육 기획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면서 40대 이하를 모신다고 올렸다. 내 또래 분들이 나이가 뭐가 중요하냐는 댓글을 올리셨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이 든 사람들이 더 잘하는 지점들이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훨씬 경력 많은 분들이 경쟁력이 없어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오징어게임'에 구슬치기 게임편은 팀원끼리 서로를 이겨야만 본인은 살고 어쩔 수 없이 다른 팀원은 죽는 규칙의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게임에서 상대를 위해 희생한 팀은 가장 나이가 어린 소녀 두 명 뿐이었다. 나는 이 게임에서 살아나가도 할 일이 없고 만날 사람도 없으니 자신이 희생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다른 조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가장 착한 캐릭터로 묘사된 주인공도 상대 할아버지의 치매를 이용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한다.  

독재자가 전쟁에 소년병을 선호하는 이유는 동료가 총에 맞으면 격분하여 적을 죽이러 앞으로 뛰어나가기 때문이지만 같은 소년들이 중년의 군인이 되면 앞으로 뛰쳐나가지 않을 것 같다. 동료가 총에 맞으면 지갑 뒤질 것 같고 금니 뽑을 것 같다. 딱히 더 나쁜 사람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고 처자식이 있고 세상 여러 경험을 해서 내가 뛰쳐 나간들 대세에 큰 영향을 안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꽤 많이 경험했다. 뒤통수 치고 아이디어 훔쳐가는 사람들.  어릴 때 일할 때는 못 보던 유형의 새치기 선수들을 만나게 된다. 아이디어도 달라고 하고 문서도 만들어 달라고 하고 한 거라고는 담당자 소개해 놓고 지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 유경험자를 선호하던 이유는 온갖 무기와 전생 상황에 익숙하고 실전 경험도 많아서 일 것이다. 하지만 로봇이 총쏘고 드론이 폭격하며 사이버 공격으로 적의 전산망을 교란하는 전쟁이 대부분이되면 전쟁 유경험자는 도움이 아니라 짐이 될 것이다. 그 와중에 정치하고 아이디어 뺏고 자기 왕년 베트남전 무용담 백만번 쯤 이야기 하고 있으면 소년병들 사기만 죽일 따름일 것이다.  

대부분의 경험이나 지식이 필요 없게 된 상황에서 중년이나 노인들은 필요가 없다. 하지만 중년들은 일을 해야 한다. 백세시대라서 그렇고 인구절벽 사회라서 그렇다.  한국 50대 평균 자산이 4억대라고 하고 그 4억이 대부분 자기 사는 집이다. 돈 벌어야 한다.  25만명 밖에 안 태어나는 상황이라 소년병을 못 구하면 은퇴한 원사라도 다시 드론 조정을 가르치던 사이버 전쟁을 가르쳐야할 상황이다.  

시니어교육 시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교육 분야 블루오션이다. 1년에 20만명 남짓 태어나는데 학원만 10만개다. 2인1학원. 태블릿 활용한 교육서비스로 매출 좀 나는 회사 하나 생기니까 강아지나 망아지나 다 비슷한 사업 시작해서 전원 다 죽기 살기로 마케팅에 돈 쓰고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초중고대학 다 폐교 위기이다. 시니어교육이나 외국인 교육으로 전환하면 그 중 일부는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소개팅하는 60대 패라글라이딩 하는 70대를 어떻게 가르치면 되는지가 연구되어 있지 않다. 60년대 어머니의 평균 수명이 54세였다. 죽기 전에 소일 거리나 하라는 식의 교육이 지금까지 시니어 교육이었다.  압도적인 노령화 1등 국가라서 미래 시니어 교육을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은 되어 있다. 잘 만들면 수출도 가능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시니어 교육이야말로 주입식 교육으로는 불가능하다. 어린 사람 대하는 방식도 가르쳐야하고 느린 학습 속도나 노안에 맞춰 컨텐츠도 준비해야하고 몸에 체득할 수 있게 실습도 잘 시켜줘야 한다. WorkFlowLearning은 시니어 교육에 가장 시급하다. 




4.5일 근무제 대응 신규 사업 모델

  4.5일 근무제 대응 신규 사업 모델 배경 및 시대적 환경 4.5일 근무제 의무화 : 근로감독관 증원, 지방공무원 감독 강화로 5인 이하 사업장도 예외 없음 정년연장 정책 : 기존 중간관리자층의 재배치 필요성 증대 생산성 20% 향상 필수...